최근 '기절베개'라는 명칭을 사용한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대규모 상표권 침해 경고장이 발송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판매자들은 합의금 300만 원 요구에 대해 "법이 약자를 공격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과연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지식재산권 전문가의 시각에서 팩트 위주로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 글은 한상은 변리사의 시각으로 '기절베개' 상표권에 대해 바라본 시각을 공유하는 글입니다.
1. '기절베개' 상표권의 현황과 효력
네이버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절베개'는 특정 업체(홈랩)의 제품으로 유명하지만, 상표권(제40-1329543호)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상표권자는 단순히 하나의 상표만 가진 것이 아니라 '더 냉감 기절베개', '목편한 기절베개' 등 다수의 파생 상표를 출원 및 등록하며 방어막을 구축해 왔습니다. 상표법 제34조에 따라 이름이 유사한 명칭은 선출원주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제3자가 유사한 이름으로 등록받으려 했던 시도들은 모두 거절된 상태입니다. 즉, 현재 '기절베개'라는 명칭을 베개 제품에 사용할 독점적 권리는 법적으로 상표권자에게 있습니다.
2. 상표권 침해 시 발생하는 법적 책임
상표권을 무단으로 사용했을 경우 침해자는 두 가지 책임을 지게 됩니다.
많은 분이 오해하시는 점은 상표권자가 요구하는 합의금이 곧 법적 손해배상액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최종적인 손해액 산정은 법원이 침해자의 판매 수량, 라이선스료 등을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다만, 소송으로 갈 경우 패소자가 상대방의 변호사 비용(약 740만 원 한도 내)까지 부담해야 할 수 있으므로, 매출이 적은 경우 300만 원 수준의 합의가 비용 측면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도 합니다.
3. '기절베개' 상표는 무효화될 수 있을까?
일부에서는 이 상표가 상품의 효능을 설명하는 '성질표시 표장'이라며 무효를 주장합니다. 하지만 제 판단은 다릅니다.
'기절베개'라는 명칭이 '기절할 정도로 편하다'는 의미를 암시할 수는 있으나, 상품의 성질을 직감하게 하는 직접적인 표현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안마의자'는 용도를 직접 나타내지만, '기절베개'는 은유적이고 과장된 표현에 가깝기 때문에 성질표시 표장으로 소멸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유효한 권리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4. 한상은 변리사의 인싸이트: 권리와 책임의 균형
저는 상표권자를 무조건 '합의금 사냥꾼'으로 악마화하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비용을 들여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은 권리자의 당연한 선택입니다. 무분별한 도용을 방치하면 상표의 가치는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법무법인이 저가 수임 후 과도한 합의금으로 수익을 충당하려는 일부 관행은 법조계가 반성해야 할 대목입니다.
판매자들 역시 '별문제 없겠지'라는 생각으로 타인의 등록 상표를 사용한 것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표는 권리인 동시에 사용자에게는 확인해야 할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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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한상은 대표변리사
한상은 대표변리사는 2013년 변리사시험(49기)에 합격한 이후 대한민국 대검찰청 및 서울중앙지검 특허수사자문관으로 재직하며, 검사가 자문을 의뢰하는 지식재산권 범죄 사건에 대해 약 100건 이상의 소송·심판을 수행한 실무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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