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유튜브를 뜨겁게 달군 AI 커버곡 논란과 관련하여, 인공지능이 생성한 목소리의 저작권 및 법적 쟁점에 대한 한상은 변리사의 INSIGHT를 소개합니다.
비비의 '밤양갱'을 아이유나 박명수의 목소리로 재현한 영상들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가 되고 있죠. 팬들은 즐거워하지만, 정작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AI가 학습한 특정 가수의 목소리로 만든 콘텐츠가 수익을 창출함에도 불구하고, 원곡 가수에게는 수익이 배분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법적으로 가수의 목소리는 어디까지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오늘 칼럼은 유튜브 채널 '한변리사 1%인싸이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영상 확인하기]
[1] "내 목소리인데 수익은 0원?"
AI 커버곡의 수익 배분 논란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AI로 만든 아이유 버전의 '밤양갱' 커버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수익을 내고 있지만, 실제 아이유에게는 그 수익이 전혀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기존의 저작권 시스템은 작곡가, 작사가, 그리고 실연자인 가수의 권리를 보호하지만, AI 커버곡은 이 경계에 서 있습니다.
AI 커버 곡의 목소리는 원곡 가수의 목소리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수가 자신의 목소리를 도용당했다고 느껴도 법적으로 수익을 주장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2] '저작 인접권'과 '데이터 학습'의 법적 쟁점
이번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법적 개념은 저작 인접권과 AI 학습 과정에서의 복제 문제입니다.
저작 인접권: 창작된 표현 자체를 보호하는 저작권과는 별개로, 가수나 연주자처럼 저작물을 실연한 사람들에게 부여되는 권리입니다. 가수가 직접 부른 '녹음된 목소리'는 이 권리로 보호받지만, AI가 분석해서 새롭게 만들어낸 목소리는 이 범주에 포함되는지가 불분명합니다.
데이터 학습과 복제: AI 모델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가수의 기존 음원 데이터를 업로드하고 저장하는 단계가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가수 박효신씨의 목소리를 이용해서 AI 커버곡을 생성할 때 박효신 목소리가 이용됩니다. 이 과정에서 '복제'가 수반되기 때문에 저작 인접권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즉, 최종 결과물인 AI 목소리 자체보다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무단 복제가 법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3] 부정경쟁방지법 적용 여부
목소리 무단 사용한 것이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말하는 '부정경쟁행위'가 될 수 있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부정경쟁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표지성'이 필요한데, 목소리를 상표나 로고 같이 하나의 '표지'로 볼 수 있는지도 쟁점입니다.
표지성 (Indicia): 부정경쟁방지법은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성명, 음성 등 식별 표지를 무단 사용하여 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하지만 "AI를 통해 만들어진 목소리가 이용됐다는 것만으로 표지성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번외의 얘기지만, 음 매드라는 것이 있습니다. 배우 황정신씨의 목소리로 밤양갱을 부르는 영상인데, 영화에 나오는 각 대사와 음을 가지고 영상을 만든 것이에요. '음'으로 매드무비를 찍었다고 해서 '음 매드'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음 매드'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독자적인 창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한상은 변리사의 한마디:
AI 커버곡을 둘러싼 저작권 논란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답이 정해지지 않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AI 커버곡에는 가수 아이유의 목소리를 분석해서 만든 목소리는 들어 있지만, 아이유 목소리 그 자체가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의 법 테두리 안에서는 권리 침해를 단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AI 커버곡에서는 제작 과정에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작자가 AI 학습을 위해 가수의 음원 파일을 무단으로 업로드하고 서버에 저장했다면, 그 과정에서 실연자의 복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수사기관의 포렌식 등을 통해 이러한 과정이 입증된다면 가수의 저작 인접권 주장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AI 생성물에 대해서는 현재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와 기술 발전에 발맞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작성자 | 한상은 대표변리사
한상은 대표변리사는 2013년 변리사시험(49기)에 합격한 이후 대한민국 대검찰청 및 서울중앙지검 특허수사자문관으로 재직하며, 검사가 자문을 의뢰하는 지식재산권 범죄 사건에 대해 약 100건 이상의 소송·심판을 수행한 실무 전문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