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주식 시장과 반도체 업계를 뜨겁게 달군 HPSP와 예스티 사이의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 특허 분쟁에 대한 한상은 변리사의 INSIGHT를 소개합니다. 전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HPSP의 기술이 무엇인지, 그리고 후발 주자인 예스티와의 법적 공방에서 어떤 점이 쟁점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이 사건은 HPSP가 예스티의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가 자사의 특허 7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반면 예스티는 "특허 침해가 아니며, 해당 특허는 무효"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HPSP는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전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2023년 9월, HPSP는 예스티가 개발 중인 장비가 자사의 원천 기술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ㆍHPSP의 주장: 자사가 보유한 고압 가스 열처리를 위한 방법 및 장치 등 7건의 특허를 예스티가 침해했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내부 챔버와 외부 챔버를 분리하여 고농도 수소의 폭발 위험을 방지하는 이중 챔버 구조가 핵심입니다.
ㆍ예스티의 주장: 외부 법무법인과 특허법인의 자문을 통해 특허 침해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으며, 오히려 HPSP의 특허가 무효라는 '무효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동시에 자신의 기술이 HPSP의 권리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통해 회피 설계를 입증하려 하고 있습니다.
[2] '고압 수소 어닐링'과 '이중 챔버'의 법적 쟁점
이번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적, 법적 쟁점은 고압 환경에서 수소를 안전하게 다루는 방법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ㆍ고압 수소 어닐링 (High-Pressure Hydrogen Annealing): 반도체 소자 제조 공정 중, 계면 결함을 수소나 중수소로 메워 전기적 특성을 개선하는 기술입니다. 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온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어, 압력을 높여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ㆍ이중 챔버 구조 (Double Chamber): 100% 농도의 수소는 폭발 위험이 매우 큽니다. HPSP의 특허는 내부 챔버에는 수소를, 외부 챔버에는 비활성 기체인 질소를 채우고 외부 압력을 더 높게 유지하여 수소 누출을 원천 차단하는 구조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3] 특허법적 판단 근거와 소송의 시사점
현재 진행 중인 소송과 심판에서 법원과 특허심판원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주요하게 살펴볼 것으로 보입니다.
ㆍ구성 요소의 동일성 여부: 예스티의 장비가 HPSP 특허의 핵심인 '이중 챔버'와 '회전 체결 링(회전해서 결합하는 구조)' 등의 구성 요소를 그대로 포함하고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만약 예스티가 단일 챔버 형식을 취했거나 전혀 다른 밀폐 방식을 썼다면 침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ㆍ구체적 실시 태양 제시 의무: 2019년 도입된 규정에 따라, 특허 침해 소송에서 피고(예스티)는 단순히 "아니다"라고 부정만 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떤 구조인지 입증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원고의 주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한상은 변리사의 한마디:
HPSP와 예스티의 이번 분쟁은 반도체 핵심 장비의 국산화와 독점적 지위 유지를 둘러싼 아주 치열한 법적 싸움입니다. 특히 쟁점이 되는 특허 중 하나는 존속 기간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나머지 특허들은 여전히 강력한 권리를 행사하고 있습니다.
예스티가 무효 심판과 함께 '회피 설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여러 건 청구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는 "설령 현재 구조가 문제가 되더라도, 우리가 준비한 대안(안)들은 확실히 침해가 아니다"라는 판단을 미리 받아두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예스티가 무효 심판을 적극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보아 HPSP의 구성과 유사한 부분을 어느 정도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특허 소송은 보통 1년 6개월에서 2년 이상 걸리는 장기전이고, 기술적 심리가 복잡한 만큼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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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한상은 대표변리사
한상은 대표변리사는 2013년 변리사시험(49기)에 합격한 이후 대한민국 대검찰청 및 서울중앙지검 특허수사자문관으로 재직하며, 검사가 자문을 의뢰하는 지식재산권 범죄 사건에 대해 약 100건 이상의 소송·심판을 수행한 실무 전문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