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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아이유의 밤양갱, 목소리 주인은 1원도 못 받는다?

이번 칼럼에서는 AI 커버곡을 둘러싼 법적 쟁점을 다룹니다. 비비의 「밤양갱」을 아이유나 박명수의 목소리로 재현한 영상이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목소리를 제공한 가수에게는 수익이 배분되지 않는다는 점이 알려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AI 커버곡이 만들어지는 여섯 단계를 나누어 놓고, 각 단계마다 저작권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봅니다.

참고 영상

AI 아이유의 밤양갱, 목소리 주인은 1원도 못 받는다?

오늘 칼럼은 유튜브 채널 한변리사 1% 인싸이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44만 조회수에도 원곡 가수의 몫은 없었습니다

AI 아이유가 부른 「밤양갱」 영상이 44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였으나 아이유에게 돌아간 수익은 없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아이유와 박명수의 사례가 함께 다루어졌고, 박효신, 나얼,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로 만든 커버곡 모음이 온라인에 정리되어 유통되고 있습니다.

기존 저작권 체계는 작곡가와 작사가의 권리, 그리고 실연자인 가수의 권리를 각각 보호하고 있습니다. AI 커버곡은 그 경계에 놓여 있습니다. 커버곡에 담긴 소리가 원곡 가수가 실제로 부른 음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가 사용되었다고 느끼더라도 수익 배분을 주장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AI 커버곡은 어떤 기술로 만들어지는가

법적 판단에 앞서 기술의 구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기계가 인간의 지능과 같은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기술을 가리키며, 인간의 학습과 추론, 문제 해결 능력을 모방합니다. 고전적인 프로그래밍이 데이터와 규칙을 넣어 답을 얻는 방식이라면, 머신러닝은 데이터와 답을 넣어 규칙을 얻는 방식입니다.

머신러닝은 입력 값인 피처와 결과 값인 라벨을 함께 주고 학습시키는 지도학습, 그리고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한 뒤 패턴과 상관관계를 인식하는 비지도학습으로 나뉩니다. 딥러닝은 인공신경망을 통해 학습을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인공신경망은 신경 세포인 뉴런을 추상화한 인공 뉴런으로 구성되며, 입력 값에 가중치를 곱하고 편향을 더한 뒤 활성화함수를 적용하여 출력 값을 생성합니다.

AI 커버곡의 학습 과정도 같은 구조를 따릅니다. 특정 가수의 음원을 카테고리별로 대량 수집하고, 멜 프리퀀시 켑스트럴 계수와 스펙트로그램, 제로 크로싱 레이트, 피치, 에너지 같은 피처와 라벨을 추출합니다. 이 데이터를 입력하여 모델을 학습시키면 그 가수의 목소리를 학습한 모델이 완성됩니다. 여기에 다른 곡의 멜로디와 가사를 입력하면 학습된 목소리로 그 곡을 부른 결과물이 나옵니다.

가수 음원 수집부터 학습 완료 모델까지의 AI 커버곡 생성 흐름도
음원 수집, 피처와 라벨 추출, 모델 학습, 결과물 생성으로 이어지는 네 단계.

가요에 걸리는 권리는 두 갈래입니다

쟁점을 정확히 보려면 하나의 가요에 어떤 권리가 걸려 있는지 나누어야 합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은 복제와 공중송신, 공연, 2차적저작물작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저작재산권, 그리고 공표권과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을 내용으로 하는 저작인격권으로 구성됩니다.

가요는 악곡과 가사, 그리고 가수의 가창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가운데 멜로디와 화음, 리듬, 템포 등의 악곡과 가사는 음악저작물로서 저작권의 대상입니다. 가수가 가창한 부분은 저작권이 아니라 저작인접권의 대상이며, 실연자에게는 복제권과 배포권, 대여권, 공연권, 방송권, 전송권이 인정됩니다.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

AI 커버곡 논의에서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이 뒤섞여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악곡과 가사에 대한 권리, 그리고 가창에 대한 권리는 권리자도 다르고 침해 요건도 다릅니다. 두 권리를 나누어 놓아야 어느 단계에서 무엇을 다툴 수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AI 커버곡을 만드는 여섯 단계

발표자료에서는 박효신의 목소리로 「밤양갱」을 만드는 과정을 여섯 단계로 나누어 살펴보았습니다. 각 단계에서 어떤 요소가 사용되는지 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I 커버 노래 만드는 법
  • 1단계, 목소리 확보. 박효신의 「숨」 파일을 업로드하고 저장합니다. 이 파일에는 「숨」의 MR과 가사, 그리고 박효신의 목소리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 2단계, AI 모델 완성. 업로드한 음원으로 학습을 수행하여 박효신의 목소리를 학습한 모델을 만듭니다.
  • 3단계, 부를 곡의 확보. 비비의 「밤양갱」 파일을 업로드하고 저장합니다. 이 파일에는 「밤양갱」의 MR과 가사, 그리고 비비의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 4단계, 합성. 학습된 목소리로 생성한 「밤양갱」 음성과 「밤양갱」의 MR을 합성합니다.
  • 5단계, 결과물 완성. AI 박효신이 부르는 「밤양갱」이 만들어집니다. 이 결과물에는 「밤양갱」의 MR과 가사, 그리고 AI가 생성한 목소리가 담깁니다.
  • 6단계, 다운로드와 업로드. 완성된 파일을 내려받아 유튜브에 게시합니다.

여기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1단계와 3단계입니다. 두 단계 모두 타인의 음원 파일을 업로드하고 저장하는 행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결과물이 완성되기 전에 이미 복제가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의 표지성 요건

목소리의 무단 사용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검토되고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타목은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성명, 초상, 음성, 서명 등 그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문은 음성을 식별 표지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적용 여부는 두 단계에서 갈립니다. 첫째로 해당 가수의 목소리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표지로 인정되는지입니다. 둘째로 AI를 통해 새로 만들어진 목소리가 사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표지를 무단 사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입니다. 두 번째 물음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결과물과 제작 과정을 나누어 보면

완성된 결과물을 놓고 볼 때

MR에는 저작권이 미칩니다. 반면 가수 목소리 부분은 원곡 가수가 실연한 음이 아니므로 저작권과 저작인접권 모두 적용을 주장하기 어렵고, 부정경쟁방지법의 표지 무단 사용으로 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제작 과정의 파일 업로드 행위를 놓고 볼 때

업로드된 파일의 MR에는 저작권이 미칩니다. 가수 목소리 부분에 대해서는 실연자의 복제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고, 부정경쟁방지법 적용은 표지성 인정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같은 사안을 놓고도 어느 시점을 보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결과물만 놓고 보면 다툴 여지가 좁고, 제작 과정을 놓고 보면 실연자의 복제권이라는 근거가 남습니다.

입증의 문제로 옮겨 갑니다

제작 과정에서의 업로드와 저장은 제작자의 기기와 서버에서 일어납니다. 게시된 영상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압수수색과 포렌식을 통해 파일의 업로드 시점과 저장 이력이 드러나야 주장이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쟁점이 법 해석에서 사실 확보로 옮겨 가는 지점입니다.

AI 커버곡 자체는 저작물로 보호받는가

침해 여부와는 별개로, 완성된 AI 커버곡이 저작물로 보호받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작권법상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입니다. 특정 가수의 목소리로 「밤양갱」을 생성한 결과물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보기 어려우므로, 저작권으로 보호받지 못한다고 보게 됩니다.

이와 구별되는 것이 이른바 음MAD입니다. 배우 황정민의 영화 대사를 편집하여 「밤양갱」처럼 들리도록 만든 영상이 그 예입니다. 음으로 매드무비를 만들었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으로 보입니다. 영화 대사를 사용한 이상 영상저작물 침해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대사를 선별하고 배열하는 과정에 편집자의 선택이 개입한다는 점에서 편집저작물 또는 2차적저작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AI 커버곡과 달리 인간의 선택과 배열이 표현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한상은 변리사의 한마디

AI 커버곡을 둘러싼 저작권 논란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입니다. AI 커버곡에는 가수의 목소리를 분석해서 만든 소리가 담겨 있으나 그 가수의 목소리 자체가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현재의 법 테두리 안에서 권리 침해를 단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제작 과정에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제작자가 학습을 위해 가수의 음원 파일을 무단으로 업로드하고 서버에 저장하였다면 그 과정에서 실연자의 복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사기관의 포렌식 등을 통해 이러한 과정이 확인된다면 저작인접권에 근거한 주장도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AI 생성물에 관하여는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와 기술 발전에 발맞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한상은 대표변리사

담당변리사 | 한상은 대표변리사

한상은 대표변리사는 2013년 변리사시험(49기)에 합격한 이후 대한민국 대검찰청 및 서울중앙지검 특허수사자문관으로 재직하며, 검사가 자문을 의뢰하는 지식재산권 범죄 사건에 대해 약 100건 이상의 소송·심판을 수행한 실무 전문가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한상은 특허법률사무소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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