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상표를 검색한 고객에게 경쟁 업체의 광고가 먼저 노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쟁 업체가 그 상표를 광고 키워드로 등록해 둔 것입니다. 이러한 행위를 상표권 침해로 다툴 수 있는지 정리하였습니다.
키워드 광고와 상표권 침해
오늘 칼럼은 유튜브 채널 한변리사 1% 인싸이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검색창에는 내 브랜드, 광고는 경쟁 업체
2019년에 진행한 사건입니다. 의뢰인은 남성 의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훈남」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었고, 20대 소비자 사이에서 인지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한상은 변리사는 이 사건의 담당자로서 사건을 검토, 자문하였습니다.
의뢰인은 네이버에서 자기 브랜드를 검색하였다가 검색 결과 상단 광고 영역에 전혀 관련이 없는 경쟁 업체의 광고가 노출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해당 업체가 「훈남」을 광고 키워드로 등록해 두고, 이 키워드를 검색한 고객에게 자사 광고를 노출시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같은 시기에 쇼핑몰의 매출도 감소하고 있었습니다.
인지도가 있는 「훈남」을 키워드로 등록하여 고객을 유인하였으므로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검색 결과 화면과 자사 홈페이지 어디에도 「훈남」을 표시하지 않았으므로 상표의 사용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상표법이 정하는 상표의 사용
키워드 광고가 상표권 침해가 되려면 그 행위가 상표법이 정한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여야 합니다. 상표가 화면에 보인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회사의 제품에 쓰이는 부품임을 설명하기 위하여 그 회사의 상표를 적어 두는 경우처럼, 출처를 표시하는 사용이 아니라면 침해로 보지 않는 영역이 있습니다.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1호는 상표의 사용을 세 가지로 나누어 정하고 있습니다. 상품이나 그 포장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표시한 것을 양도하거나 인도하는 행위, 그리고 상품에 관한 광고나 거래서류에 상표를 표시하고 널리 알리는 행위입니다. 키워드 광고는 이 가운데 세 번째 유형과 관련됩니다.
같은 조는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에 전자적 방법으로 표시하는 행위가 포함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표시도 상표의 사용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검색 결과에 상표가 표시된 사건
키워드 광고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광고 시스템에 키워드만 등록해 두는 방식과, 여기에 더하여 검색 결과로 노출되는 업체 정보에도 그 표장을 넣어 두는 방식입니다.
대법원은 후자에 해당하는 사건을 먼저 다루었습니다. 경쟁 업체가 상표권자의 표장을 광고 키워드로 등록하고 검색 결과 화면의 업체 정보에도 그 표장이 나타나도록 설정하였으나, 정작 자사 홈페이지에서는 그 표장을 쓰지 않은 사안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인터넷 검색 결과 화면에서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정보를 시각적으로 알리는 행위도 광고에 포함된다고 보았고, 검색 단계에서 이미 상표로서 사용된 이상 그 이후의 사정은 사용 여부를 가리는 판단 요소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표시가 없는 사건에서 무엇을 근거로 삼았는가
「훈남」 사건은 이 선례와 사실관계가 달랐습니다. 검색창에 「훈남」을 입력하면 경쟁 업체의 정보가 노출되기는 하였으나, 검색 결과 화면에도 업체 정보에도 「훈남」이라는 표기가 없었습니다. 상대방이 이 표장을 키워드로 등록하였는지 자체를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검토 과정에서 네이버 검색 결과 하단에 표시되는 안내 문구를 확인하였습니다.
검색 결과 하단 안내 문구네이버 검색 결과 화면이 검색 결과는 훈남을 키워드로 등록한 결과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검색 결과 화면에 표장이 직접 노출되지 않더라도, 플랫폼이 스스로 밝힌 이 문구는 해당 광고가 「훈남」을 키워드로 등록한 결과로 제공되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상대방의 광고 계정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등록 사실을 드러내는 자료로 이 문구를 제시하였습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광고 시스템에 상표를 키워드로 등록하여 검색 결과에 노출되도록 하는 행위도 상표법이 정한 상표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상표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은 인용되었습니다.
부정경쟁행위가 문제되는 경우
키워드 광고는 상표권 침해와 별개로 부정경쟁행위로도 다툴 수 있습니다. 상표권은 등록으로 발생하지만, 부정경쟁방지법은 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주지·저명한 상표나 영업표지를 사용하여 소비자에게 혼동을 일으키는 행위, 그리고 그 표지의 신용을 손상하거나 경제적 가치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행위를 규제하고 있습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본죽」을 검색하면 다른 죽 전문점이 함께 노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원은 2005년부터 「본죽」을 유명 상표로 인정해 왔습니다. 상품 제목이나 설명란에 의도적으로 이 표장을 넣어 검색 결과에 노출되도록 하였다면 상표권 침해와 부정경쟁행위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플랫폼의 연관 검색 알고리즘에 따라 노출된 것이라면 사정이 달라지므로, 노출 경위를 먼저 확인할 실익이 있습니다.
- 검색 결과 화면에 상표가 보이지 않아도 상표의 사용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광고 시스템에 키워드로 등록한 행위 자체가 판단 대상이 됩니다.
- 이 유형의 사건은 등록 사실을 무엇으로 보여 주는지에서 갈립니다. 상대방의 광고 계정을 열어 볼 수 없으므로, 플랫폼이 화면에 표시하는 안내 문구와 검색 결과 화면이 자료가 됩니다.
- 등록되지 않은 표장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주지·저명성이 인정되는 표지라면 부정경쟁방지법을 근거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효율을 위해 경쟁사 이름을 키워드로 넣는 관행은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상품 제목과 설명란에 타사 표장을 넣어 둔 것이 있는지 먼저 점검할 실익이 있습니다.
- 자사 브랜드가 이러한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면 화면을 먼저 보존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검색 결과 화면과 하단 안내 문구는 시간이 지나면 그대로 재현하기 어렵습니다.
한상은 변리사의 한마디

「훈남」 사건에서는 상표권자에게 유리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다만 이 쟁점은 아직 논의의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검색 시스템 내부에서 키워드로만 등록되었을 뿐 소비자가 보는 광고 문구에 표장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까지 모두 침해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검색 단계에서 고객을 유인하였을 뿐 자기 상표로 표시하고 상품을 판매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검색 결과가 제공되는 구조를 놓고 보면 경쟁사의 브랜드 인지도에 편승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까지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유명 상표를 상품 설명에 넣어 검색 결과에 나타나도록 하는 행위라면 다투어질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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