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를 둘러싼 HPSP와 예스티의 특허분쟁을 살펴봅니다.
특허분쟁의 서막: HPSP와 예스티가 특허로 싸우는 이유
이번 글은 유튜브 채널 한변리사 1% 인싸이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분쟁의 경위
2023년 3월, 예스티가 SK하이닉스에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 공급을 논의하기로 하였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장비는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장비이며,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업이 HPSP라는 내용이 같은 보도에 담겼습니다. HPSP가 전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은 이 장비를 쓸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함께 실렸습니다. 예스티가 특허 회피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급도 이때 나왔습니다.
약 6개월 뒤인 2023년 9월, HPSP는 예스티가 개발 중인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가 자사 특허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침해 소지가 있다고 지목된 특허는 7건이며, 그중 공정에 관한 것이 1건, 장치 구조에 관한 것이 6건입니다.
고압 가스 열처리에 관한 자사 특허를 예스티가 침해하였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침해금지와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특허분쟁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외부 특허법인과 법무법인에 의뢰하여 특허를 침해하지 않으며 원천특허가 무효라는 공식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공개된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면 어떤 특허를 침해하였는지를 청구원인에 적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소송 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건번호와 당사자명을 알면 나의 사건 검색을 통해 소가 언제 제기되었고 어떤 서류가 제출되었는지 정도는 확인할 수 있으나, 이 사건은 그 정보 자체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심판은 사정이 다릅니다. 특허침해소송을 당한 피고는 통상 해당 특허를 무효로 해 달라는 심판과, 자신이 실시하는 기술이 그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심판을 청구합니다. 이 심판들은 대상 특허를 알면 청구 사실이 함께 공개됩니다.
HPSP가 보유한 특허는 30건가량이며, 그중 무효심판 또는 권리범위확인심판이 청구된 특허는 다음 네 건입니다.
- 고압가스 열처리를 위한 방법 및 장치(등록번호 제10-0766303호)에는 무효심판이 청구되었습니다. 네 건 중 가장 먼저 등록된 특허이며, 이중챔버 구조를 청구하고 있습니다.
- 반도체 기판 처리용 챔버 개폐장치(등록번호 제10-1553027호)에는 무효심판과 권리범위확인심판이 함께 청구되었습니다. 권리범위확인심판은 세 건이며, 예스티가 준비한 회피설계안 세 가지에 관한 것으로 보입니다.
- 반도체 기판처리용 냉각장치(등록번호 제10-1576056호)에는 권리범위확인심판만 청구되었습니다. 무효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 고압가스 기반의 반도체기판 열처리를 위한 온도제어장치(등록번호 제10-1576057호)에도 권리범위확인심판만 청구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무효심판은 청구되지 않았습니다.
무효심판을 청구하려면 비용이 듭니다. 실시하는 기술이 청구항 구성과 전혀 다르다면 소송 안에서 침해가 아니라고 다투면 되고, 별도로 무효심판까지 청구할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1번특허와 2번특허에만 무효심판이 청구되고 3번, 4번특허에는 권리범위확인심판만 청구된 점은, 앞의 두 건에 관하여 침해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식한 판단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 줍니다. 3번, 4번특허에 관하여는 비침해 주장이 가능하다고 보아 무효로 만들 것까지는 없다고 판단하였을 수 있습니다.
고압 수소 어닐링이 무엇을 해결하는가
어닐링은 반도체 전공정에 속하는 열처리 공정입니다. 웨이퍼 표면에 생기는 계면 결함을 전기적으로 비활성화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HPSP는 이 기술을 상장 당시 공개한 자료에서 활성화 수소 어닐링 공정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정을 거쳐 나오는 칩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단위는 트랜지스터입니다. 트랜지스터는 기판 위에 절연막을 올린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기판은 순수한 규소로 되어 있고, 이를 산소 환경에 노출시켜 실리콘 산화막을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절연막이 형성됩니다.
문제가 되는 곳은 기판과 절연막이 만나는 경계면입니다. 위쪽에 실리콘 산화막이 형성되면서 전자와 결합하지 못한 부분이 남게 되며, 이를 트랩이라고 부릅니다. 아래쪽에서는 전자가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르는데, 이동하던 전자가 이 트랩에 붙잡히면 전자 이동도가 낮아집니다.
공정이 미세해지면서 문제가 커졌습니다. 32나노 이하로 내려가면서 절연막의 두께가 얇아졌고, 막이 얇아지면 전자가 절연막을 뚫고 올라가는 터널링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실리콘 산화막 대신 고유전율 물질을 절연막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두께가 얇아도 터널링 현상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판 위에 고유전율 물질을 올리면 그 계면에서 트랩이 생기는 정도가 기존 실리콘 산화막을 썼을 때보다 크게 증가합니다. 10배에서 100배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트랩이 많아지면 이동하던 전자가 그만큼 더 붙잡히므로 전자 이동도가 낮아집니다.
HPSP가 제시한 해결 방식은 결합력이 강한 수소와 중수소를 트랩이 생긴 부분에 결합시켜 메우는 것입니다. 트랩이 메워지면 이동하던 전자가 붙잡히지 않으므로 전자 이동도가 높아지고, 전류 특성이 개선되어 트랜지스터 성능이 향상됩니다. 이 열처리는 400도에서 500도 사이에서 진행되며, 고유전율 절연막을 쓰는 공정에서 특히 유리합니다.
1번특허를 읽는 순서
특허는 원하는 범위를 그대로 적어 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종래에 어떤 기술이 있었고 그 기술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밝힌 다음, 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기술적 수단을 썼고 그 수단에서 어떤 새로운 효과가 발생하는지를 적어 등록을 구하는 구조입니다. 1번특허의 배경도 이 순서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 특허는 반도체 소자의 계면 특성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이며, 그중에서도 수소와 중수소를 이용해 열처리하는 공정에 관한 것으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처리 효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온도, 농도, 공정시간의 세 가지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농도 측면에서는, 기존의 성형 가스를 이용한 열처리 공정이 수소를 4% 이내로 두고 나머지를 질소와 같은 가스로 혼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를 순도 100%의 수소나 중수소로 바꾸면 성능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온도 측면에서는 온도가 높을수록 처리 효율이 좋아집니다. 그러나 소자 크기가 작아지면서 한계가 생겼고, 나노 미세공정에서는 400도 이하로 제한됩니다.
남는 조건이 압력입니다. 압력이 높아질수록 성능이 좋아지며, 압력을 높이면서 농도까지 올리면 처리 효율이 크게 개선됩니다. 이 경우 처리 온도와 공정시간에 여유가 생깁니다. 그래서 이 특허는 고압 조건에서 순도 100%의 수소와 중수소를 이용해 열처리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조건에는 이유가 있는 제약이 따랐습니다. 수소는 대기와 만났을 때 폭발 위험이 있습니다. 순도 100%의 수소를 고압으로 다루다가 열처리 중에 누설이 생기면 폭발 위험이 있고 작업 환경도 위험해집니다. 고압, 고농도 조건이 유리하다는 점은 알려져 있었으나 이를 실제로 구현할 기술이 상용화되지 못한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1번특허의 기술적 수단: 이중벽 챔버
1번특허는 이 문제를 이중벽 챔버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활성가스인 수소는 내부챔버에만 채우고, 비활성가스인 질소는 외부챔버에 채웁니다. 외부챔버의 압력을 내부챔버보다 높게 유지하면 기체는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므로, 내부챔버의 수소가 외부로 누출될 일이 없습니다. 내부챔버가 외부챔버의 압력에 의해 보호되는 구조입니다.
청구항 제1항등록특허 제10-0766303호비금속재로 만들어지고, 100% 순농도의 수소, 중수소, 불소, 염소 및 암모니아 중 적어도 하나를 포함하는 첫 번째 가스의 첫 번째 압력을 유지하기 위해 설계된 내부챔버와; 금속재로 만들어지고, 상기 내부챔버를 포함하며, 상기 내부챔버의 외부에서 비활성가스를 포함하는 두 번째 가스의 두 번째 가스압력을 유지하기 위해 설계된 외부챔버;를 포함하여 구성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고압 열처리에 사용되는 장치.
청구항은 내부챔버를 비금속재로, 외부챔버를 금속재로 특정하고 두 구성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스티가 비금속재 내부챔버와 금속재 외부챔버로 장비를 구성하였다면 침해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챔버를 단일하게 만들고 그 안에 수소만 넣는 구성이라면 침해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예스티는 이 특허에 무효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2번특허: 이중챔버에 밀폐 구조를 결합한 특허
내부챔버에는 웨이퍼가 드나드는 개폐 부위가 있습니다. 이 부위에서 수소 가스가 새어 나오면 앞서 본 문제가 그대로 발생합니다. 챔버의 기밀성을 유지하는 일이 함께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2번특허의 기술적 배경은 세 갈래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첫째는 HPSP 자신의 선행특허인 1번특허의 이중챔버 구성입니다. 둘째는 단일챔버에 잠금링을 적용한 세메스의 밀폐 구조입니다. 측면을 보면 돌기를 끼운 뒤 회전시켜 서로 맞물리게 하는 구조입니다. 2번특허의 목적은 이중챔버와 잠금링을 결합하는 데 있습니다. 셋째는 석영으로 된 내부챔버가 충격에 취약하다는 점이며, 이를 완화하기 위한 탄성체 구성이 청구항 제3항과 제4항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면에서는 내부챔버와 외부챔버가 구분되어 표시되고, 그 아래에 제1 걸림돌기와 제2 걸림돌기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반도체 기판이 놓인 부분을 챔버 쪽으로 끼운 다음 회전시켜 체결하는 방식으로 기밀성을 확보합니다.
청구항 제1항등록특허 제10-1553027호비금속재로 구성되고, 반도체 처리용 제1 가스를 대기압보다는 높은 제1 압력으로 유지하는 내부챔버; 상기 내부챔버의 하단에 개폐 가능하게 설치되는 내부챔버 도어; 금속재로 구성되고, 상기 내부챔버의 외부에서 제2 가스를 상기 제1 압력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압력으로 유지하는 외부챔버; 상기 외부챔버의 하단에 개폐 가능하게 설치되고 가장자리부에 제1 걸림돌기가 형성된 외부챔버 도어; 및 상기 외부챔버의 외주 하단부 둘레에 회전 가능하게 설치되고, 상기 제1 걸림돌기와 대응되는 제2 걸림돌기가 그 내측 가장자리에 형성되어 상기 외부챔버 도어를 개폐가 가능하게 하는 회전체결링을 포함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반도체 기판 처리용 챔버 개폐장치.
2번특허는 1번특허의 이중챔버 구성을 포함하면서 걸림돌기와 회전체결링에 의한 결합 구조를 추가로 요구합니다. 예스티의 장비가 이중챔버와 회전결합 구조를 모두 갖추고 있다면 침해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전혀 다른 구성을 취하고 있다면 이 특허는 이중챔버와 회전체결링을 요구하는데 자신은 단일챔버이고 그러한 구성이 없다고 다투면 됩니다. 예스티는 이 특허에 무효심판을 청구하고, 회피설계안 세 건에 관하여 권리범위확인심판을 함께 청구하였습니다.
3번특허: 반도체 기판처리용 냉각장치
3번특허는 앞서 본 이중챔버 구성과 관련이 없습니다. 기판 대기부를 냉각하는 장치에 관한 것이며, 팬 필터 유닛과 순환 덕트, 냉각기, 그리고 두 종류의 순환공기 유입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청구항 제1항등록특허 제10-1576056호반도체 기판 처리용 챔버 및 상기 반도체 기판 처리용 챔버 하측에 마련된 기판 대기부를 포함하고, 상기 기판 대기부를 냉각하는 반도체 기판처리용 냉각장치로서, 상기 기판 대기부 내의 일 측면에서 냉각 공기를 공급하는 팬 필터 유닛; 상기 팬 필터 유닛으로부터 토출된 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해 설치되는 순환 덕트; 상기 팬 필터 유닛으로부터 토출된 공기를 다시 상기 팬 필터 유닛으로 순환시키는 경로 상에서 상기 순환되는 공기를 냉각시켜 상기 팬 필터 유닛으로 순환시키기 위해 상기 순환 덕트의 경로 상에 마련된 냉각기; 상기 팬 필터 유닛으로부터 토출된 공기를 상기 순환 덕트 내로 유입시키기 위해 상기 기판 대기부의 하부에 복수 개 마련되는 제1 순환 공기 유입구; 및 상기 냉각기를 통해 냉각된 공기와 상기 기판 대기부 내의 공기를 혼합시켜 순환되는 공기가 과도하게 냉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상기 팬 필터 유닛의 적어도 일 측면에 마련되어, 상기 기판 대기부 내의 순환공기가 유입되는 제2 순환공기 유입구를 포함하는 반도체 기판처리용 냉각장치.
예스티가 동일한 냉각장치를 갖추고 있다면 침해가 문제될 수 있고, 이러한 냉각장치를 갖추고 있지 않다면 침해가 되지 않습니다. 예스티는 이 특허에 무효심판을 청구하지 않고, 자신이 실시하는 기술이 청구하고 있는 구성요소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취지로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4번특허: 고압가스 기반 온도제어장치
4번특허는 챔버 구조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열처리 온도를 제어하는 장치에 관한 것입니다. 온도조절수단, 가스조절수단, 제어수단과 함께 오류 발생 위치를 감지하는 라인검출센서를 구성으로 두고 있습니다.
청구항 제1항등록특허 제10-1576057호고압가스 기반으로 반도체기판을 열처리하기 위한 온도를 제어하는 장치에 있어서: 외부챔버(11)와 내부챔버(12)를 지니는 본체; 상기 본체의 내부를 설정된 온도로 유지하도록 다수의 히터를 지니는 온도조절수단(20); 상기 본체의 내부에 초임계압 또는 아임계압으로 공정가스와 질소가스를 공급하는 가스조절수단(30); 및 상기 가스조절수단(30)의 가스 물성에 대응하여 온도조절수단(20)의 공정 파라미터를 변동하는 제어수단(40);을 포함하여 이루어지고, 상기 제어수단(40)은 제어기(41)에서 압력센서(43), 온도센서(44), 가스검출센서(45)의 신호를 입력받아 투입 공정가스의 열용량에 대응하여 설정된 패턴으로 열처리 온도를 제어하며, 상기 제어기(41)는 투입 공정가스에 대한 식별 오류를 방지하도록 라인검출센서(46)의 신호를 입력받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고압가스 기반의 반도체기판 열처리를 위한 온도제어장치.
예스티가 이중챔버 구성과 온도조절수단, 가스조절수단, 제어수단, 열처리 온도를 제어하는 수단, 라인검출센서를 모두 갖추고 있다면 침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를 갖추고 있지 않다면 비침해를 주장하며 벗어날 수 있습니다. 예스티는 이 특허에도 무효심판 없이 권리범위확인심판만 청구하였습니다.
예스티의 공개특허로 확인되는 범위
예스티가 출원한 특허의 내용을 그대로 실시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특허 내용대로 실시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혀 관계없는 내용을 출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어떤 기술에 관하여 출원하였는지는 참고가 됩니다.
예스티도 고압 수소를 이용해 열처리하는 챔버 구성에 관하여 출원한 것이 있습니다. 도면을 위에서 보면 안쪽에서 닫히는 도어와 바깥쪽 도어가 구분되어 있고, 아래에서 보면 구멍이 뚫려 있어 내부챔버에 대응하는 구성으로 보입니다. 받침대 안쪽의 도어가 이와 맞물리는 구조로 보이며, 바깥쪽의 더 큰 도어에도 아래쪽에서 걸림돌기에 끼워지는 부분이 있어 회전결합 방식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도면만으로는 내부챔버 바깥쪽이 비어 있는지, 아니면 그 부분이 채워져 별도의 외부챔버가 존재하는지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중벽 구조의 존부는 공개특허 검토로는 확정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내부챔버와 외부챔버가 함께 구성되어 있다면 1번특허가 문제될 수 있고, 걸림돌기가 형성되어 회전결합하는 부분이 청구항 내용과 대응한다면 2번특허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침해소송의 쟁점
첫 번째 쟁점은 예스티의 실시기술을 어떻게 특정하는가입니다. 침해금지를 구하려면 청구취지에 금지 대상과 범위가 명시되어야 합니다. 침해를 주장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실시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특정할 책임을 지며, 이를 특정하지 못하면 그 결과는 HPSP가 부담하게 됩니다.
침해 대상 기술이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거나 휴대전화에서 동작하는 프로그램처럼 외부에서 확인 가능한 경우에는 특정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스티는 이 기술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공급을 논의하는 단계이고 중요한 장비이므로 구조가 비공개 상태입니다.
특허법 제126조의2는 이러한 상황을 전제로 2019년에 도입되었습니다. 특허권자가 상대방이 특정 기술을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면, 상대방은 실시하고 있지 않다고 단순히 부정하는 데 그칠 수 없고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시하고 있는지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를 제시하지 않으면 특허권자가 주장하는 실시 내용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서면으로 그대로 제출하면 자사의 구조가 노출됩니다. 그래서 서면으로 보내는 대신 판사실에서 확인하는 형태를 취하고, 비밀유지명령을 받아 제한된 범위에서 제한된 인원에게만 실시 내용을 공개하는 방식이 함께 활용됩니다.
두 번째 쟁점은 예스티가 HPSP의 특허를 이용하였는지입니다. 1번특허와 관련하여 내부챔버와 외부챔버를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여기에 더해 걸림돌기와 회전체결링 구성을 예스티의 실시기술이 갖추고 있는지가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한상은 변리사의 한마디

이 사건의 쟁점은 결국 1번특허와 관련하여 예스티의 장비가 내부챔버와 외부챔버를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1번특허에 더하여 걸림돌기와 회전체결링을 갖추고 있는지로 좁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1번, 2번특허에 관하여 전혀 다른 구성을 취하고 있다면, 즉 이중챔버가 아니라 단일챔버로 하고 있다면 무효심판을 청구하지 않고 소송 안에서 침해가 아니라고 다투었을 것입니다. 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는 점은 그와 다른 판단이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침해가 아닌데도 감정적인 이유로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무효심판에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통상은 침해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다고 보는 경우에 청구합니다. 예스티가 무효심판과 함께 권리범위확인심판까지 청구한 점에서, 구성이 어느 정도 유사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2번특허에 관하여 무효심판과 회피설계 세 건을 함께 청구한 구도도 눈에 띕니다. 소송에서 금지 판단을 받더라도 장비를 계속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리 준비한 회피설계안에 관하여 이렇게 실시하면 침해가 아니라는 판단을 받아 두면, 그 방향으로 전환하여 실시할 수 있습니다.
1번특허는 존속기간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심판 하나만으로도 1년 반에서 2년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특허가 만료된 이후에 소송이 끝날 것으로 본 판단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반면 2번특허는 존속기간이 많이 남아 있으므로 사정이 다릅니다.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특허침해소송 하나만으로도 1년 6개월에서 2년까지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사건은 여러 건이 청구되어 있고 개별 무효심판과 권리범위확인심판의 결과도 보아 가며 심리하게 됩니다. 지식재산권을 전담하는 재판부의 사건 부담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간에 합의로 정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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