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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톡 상표 무효심판의 쟁점과 키워드 상표권 침해 책임

참고 영상

그립톡 사건 쟁점 완벽 정리편 - 소송전문 변리사의 분석 (파트1)

스마트폰 액세서리 ‘그립톡(Griptok)’을 둘러싸고 1,000여 곳의 판매자가 내용증명을 받으며 촉발된 대규모 상표권 분쟁의 쟁점을 살펴봅니다. 유튜브 채널 ‘한변리사 1% 인싸이트’에서 다룬 그립톡 상표 무효심판의 향방과 키워드 사용에 따른 상표권 침해 책임을 심도 있게 분석한 영상입니다. (본 분석은 무효심판 심결이 나오기 전의 실무적 예측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I. 그립톡 상표권 분쟁의 발단과 과도한 내용증명

사건은 그립톡 상표권을 보유한 주식회사 아이버스터 측이 오픈마켓 등에서 위탁 판매를 진행하던 약 1,000여 곳의 판매자에게 상표권 침해 경고장(내용증명)을 대량 발송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해당 내용증명에는 3일 이내에 벌금 명목으로 300만 원을 지급하고, 이를 어길 시 위약벌로 1억 원을 요구하는 다소 이례적이고 강도 높은 내용이 포함되어 언론의 조명을 받았습니다. 법률적으로 ‘벌금’은 국가 기관이 부과하는 형벌이며, ‘위약벌’은 당사자 간의 계약을 위반했을 때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상표권 침해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법률적 용어가 부정확하게 사용된 점을 미루어 볼 때, 전문가의 조력보다는 자체적인 판단으로 무리한 요구를 한 정황이 관찰됩니다.

이러한 과도한 요구에 직면한 약 60명의 판매자는 공동으로 대리인을 선임하여 특허심판원에 그립톡 상표(국문 및 영문)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II. 무효심판의 핵심 쟁점: 보통명칭화(관용명칭화)의 한계

무효심판을 청구한 측의 주된 논리는 그립톡이 이미 대중들에게 스마트폰 홀더를 지칭하는 ‘보통 명칭’ 또는 ‘관용 명칭’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상표가 등록될 당시에는 일반 명칭이 아니었더라도, 이후 대중에게 널리 사용되면서 고유명사처럼 변질되었다면 후발적 무효 사유에 해당하여 해당 시점부터 상표권이 소멸하게 됩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 상표의 보통명칭화가 인정되는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상표법상 상표의 인지도는 1단계(선점)부터 4단계(주지 상표), 5단계(저명 상표)로 나뉩니다. 특정 상표가 보통 명칭으로 인정받으려면 샤넬이나 루이비통 같은 ‘저명 상표’의 단계를 훨씬 뛰어넘어, 대다수 대중이 이를 특정인의 브랜드가 아닌 상품 자체의 고유 명칭으로 인식할 정도로 막대한 사용량이 누적되어야 합니다.

보통명칭화 인정 사례

지프차(Jeep), 바세린, 초코파이, 아스피린, 드라이아이스 등은 특정 기업의 상표였으나, 오랜 기간 대중에게 상품 자체를 지칭하는 일반 명칭으로 확고히 굳어져 보통명칭화가 인정된 역사적인 사례입니다.

보통명칭화 부정 사례

티라미슈(2002년 기준)와 보톡스(2015년 기준)는 대중적으로 널리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보통 명칭에 이를 정도의 객관적 지표 부족과 상표권자의 권리 보호 노력이 인정되어 무효 주장이 배척되었습니다.

III. 그립톡 보통명칭화 인정 가능성 분석

실무적인 관점에서 볼 때, 현재 상황에서 그립톡 상표가 보통명칭화 법리에 의해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듯 합니다(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1호).

그립톡은 보톡스나 불닭과 달리 국어사전이나 지식백과 등에 공식적으로 등재된 단어가 아닙니다. 대중적 사용량의 축적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검색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연도 블로그 검색 건수
2015년0건
2016년22건
2017년287건
2018년1,192건
2019년11,269건
2020년32,373건
2021년59,841건
2022년91,180건
2023년106,357건

네이버블로그에서 검색 건수가 최근 2~3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급증하였습니다. 절대량 자체가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저명 상표를 거쳐 관용 명칭으로 완전히 굳어졌다고 판단하기에는 누적된 시간이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연령별로도 10~30대 젊은 층은 스마트폰 액세서리로 명확히 인지하지만, 50~6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해당 명칭을 잘 모르거나 ‘뽁뽁이’ 등으로 부르는 등 전 연령층을 포괄하는 고유 명사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판례는 보통명칭화 판단 시 상표권자의 이익과 상표에 쌓인 영업상 신용을 희생하면서까지 이를 인정해야 하는지 매우 신중하게 판단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건에 어떤 증거와 주장이 제출됐는지에 따라 판단되겠지만 이 요건은 굉장히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받아들여진 사례가 극히 드뭅니다.

IV. 상표 유효 시의 침해 책임과 손해배상 산정

만약 상표권이 유효하게 유지된다면, 경고장을 받은 판매자들의 법적 책임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형사 처벌은 상표권 침해에 대한 ‘고의’를 요합니다. 경고장을 받기 전 상표 등록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 고의가 부정되어 형사 처벌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러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과실’만으로도 인정됩니다. 타인의 상표 등록 사실을 사전에 확인하지 못한 주의 의무 위반(과실)이 인정되므로, 몰랐다고 하더라도 과거 판매분에 대한 배상 책임은 여전히 남습니다.

특히 주의할 점은 상품 실물에 상표를 부착하지 않았더라도, 쇼핑몰의 상품명(제목)이나 검색 키워드, 해시태그에 ‘그립톡’을 입력하여 판매를 유도한 행위 역시 상표법상 상표의 ‘전자적 표시 및 광고 행위’에 해당하여 명백한 상표권 침해를 구성한다는 것입니다(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1호). 실제 키워드 광고 사용만으로 상표 침해가 인정된 판례가 다수 존재합니다.

법원의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
  • 상표권자의 요구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용증명에 기재된 1억 원 등의 금액은 일방적 요구일 뿐이며, 법원은 별도의 산정 기준을 따릅니다.
  • 판매 수량이 적더라도 통상적인 손해는 인정됩니다. 판매 수량이 0건이더라도, 상표의 자타상품 식별력이나 광고선전 기능이 훼손되었다고 보아 일정 부분 재산적 가치 저하를 산정합니다.
  • 손해액 산정은 법정 기준을 따릅니다. 상표권자의 단위 수량 이익 × 침해자의 판매 수량, 침해자가 얻은 이익, 합리적인 실시료 등을 기준으로 하며, 산정이 불가할 경우 법원이 재량으로 결정합니다(상표법 제110조).
  • 위조 상품 및 악의적 침해 시 가중됩니다. 위조 상품(짝퉁)의 경우 1억 원 한도의 법정손해배상이 직권으로 적용되며, 악의적 침해 시 산정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배상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V. 한상은 변리사의 한마디

상표권자가 영세 위탁 판매자들을 상대로 단기간에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며 일괄적으로 경고장을 발송한 방식은 도의적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법리적 관점에서 상표의 보통명칭화는 기존 권리자의 신용을 박탈하는 결과로 이어지기에 실무상 매우 엄격한 잣대가 적용됩니다. 온라인 마켓에서 타인의 등록상표를 상품명이나 검색 키워드로 무단 차용하는 행위는 의도치 않게 막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상품 등록 전 철저한 상표권 검색과 주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한상은 대표변리사

담당변리사 | 한상은 대표변리사

한상은 대표변리사는 2013년 변리사시험(49기)에 합격한 이후 대한민국 대검찰청 및 서울중앙지검 특허수사자문관으로 재직하며, 검사가 자문을 의뢰하는 지식재산권 범죄 사건에 대해 약 100건 이상의 소송·심판을 수행한 실무 전문가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한상은 특허법률사무소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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