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다 보면 이 시스템은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최근 게임 산업에서는 캐릭터 외형을 보호하는 저작권을 넘어, 게임의 메커니즘과 기술적 구현 방식을 보호하는 특허권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핵 앤 슬래시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Path of Exile, 이하 POE)의 스킬 시스템을 소재로, 실제 특허 거절 사례를 통해 게임 시스템의 특허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한변리사 1%인싸이트 – 게임 스킬 시스템과 특허
오늘 칼럼은 유튜브 채널 한변리사 1% 인싸이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POE의 스킬 젬 시스템
POE는 캐릭터 자체에 고유 스킬을 두지 않습니다. 대신 아이템의 빈 슬롯에 스킬 젬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사용합니다. 이 스킬 젬에 보조 젬을 연결하면 스킬의 성능과 발동 방식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회전하며 여러 번 타격하는 스킬에 범위 증가 보조 젬을 연결하면 공격 범위가 넓어집니다. 화염구 발동 보조 젬을 연결하면 타격 시 자동으로 불덩이가 발사됩니다. 아이템 슬롯을 연결하고 젬의 조합에 따라 스킬의 성질을 바꾸는 이 방식은 기술적인 구현 방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사 특허의 거절 사례
실제로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이 특허로 출원되었던 사례가 있습니다. (주)마상소프트는 2010년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에 있어서의 장비 아이템에 대한 스킬 부여 방법”이라는 명칭으로 특허를 출원하였습니다(출원번호 10-2010-0093857).
출원발명의 핵심은 사용자가 장비 아이템에 장착할 스킬을 획득하고, 그 스킬이 캐릭터가 보유한 장비 아이템의 빈 소켓에 장착되며, 아이템 사용 시 장착된 스킬 중 선택된 스킬의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는 구성이었습니다.
특허청은 2011년 11월 28일 의견제출통지서를 통해 청구항 제1항부터 제5항 전항에 대하여 특허법 제29조 제2항(진보성)을 근거로 거절이유를 통지하였습니다. 인용발명은 2009년 9월 22일 게재된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로, MMORPG의 아이템 강화 시스템을 다룬 글이었습니다.
심사관의 거절이유특허청 의견제출통지서(2011.11.28.), 출원번호 10-2010-0093857이 출원의 특허청구범위의 청구항 전항에 기재된 발명은 아래와 같이 그 출원 전에 이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것이므로 특허법 제29조제2항에 따라 특허를 받을 수 없습니다.
심사관은 출원발명의 스킬 획득·장착·발동 구성이 인용발명의 아이템 착용 슬롯 구성, 강화 아이템을 획득하여 슬롯에 장착하는 구성, 마법부여를 통한 이펙트·속성 부여 구성, 확률에 따른 강화 성공·실패 구성과 각각 대응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장비 아이템을 게임 내에서 획득하는 단계가 인용발명에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온라인 MMORPG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통상의 기술자가 당연히 도출할 수 있는 과정이라고 보았습니다.
강화와 효과 변경의 차이
인용발명으로 지목된 아이템 강화 시스템은 마석, 강화석, 보석, 문장, 주문서 등을 통해 아이템의 수치적 능력치를 높이거나 이펙트를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마상소프트의 출원발명과 POE의 스킬 젬 조합은 스킬의 형태나 발동 방식 자체를 바꾸는 효과 변경에 해당합니다. 수치가 커지는 것과 단일 공격이 광역 공격으로 바뀌는 것은 기술적 구현의 층위가 다릅니다.

이 사건의 대리를 맡았다면, 단순한 수치 강화를 넘어서는 동작 로직의 가변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보성을 주장하였을 것입니다. 다만 이는 개인적인 견해이며, 심사관의 판단이 반드시 달라졌으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게임 특허가 미치는 범위
게임에서 특허의 대상이 되는 요소는 스킬 시스템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확률형 아이템을 획득하는 과금 모델, 게임 정보를 화면에 구성하는 인터페이스, 조준 방향에 따라 아이템의 판정을 결정하는 로직도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 시스템을 개선한 개량 발명도 특허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게임을 즐기다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 아이디어가 특허로 보호될 수 있는지 검토해 볼 실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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