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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특허소송(포켓몬 vs. 팰월드), 왜 저작권보다 특허가 무서운가?

닌텐도와 포켓몬컴퍼니가 2024년 1월 19일 출시된 게임 팰월드의 개발사 포켓페어를 상대로 도쿄지방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팰월드에 등장하는 몬스터의 외형이 포켓몬과 유사하다는 지적은 그동안 있어 왔으나, 이번 소송은 저작권이 아닌 특허권을 근거로 제기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은 일본의 지적재산권 컨설턴트이자 가나자와공업대학 객원교수인 구리하라 기요시 변리사가 야후 재팬 뉴스에 기고한 분석 기사를 토대로 정리하였습니다.

참고 영상

닌텐도 vs 팰월드 특허소송, 무엇이 쟁점인가

오늘 칼럼은 유튜브 채널 한변리사 1% 인싸이트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저작권이 아닌 특허권을 근거로 삼은 이유

게임에서 저작권이 보호하는 대상은 캐릭터 디자인, 사운드, UI, 특정 연출 등입니다. 게임의 규칙이나 시스템 자체는 저작권법상 보호가 어렵다는 견해가 많았습니다. 폭탄을 설치해 상대를 제거하는 봄버맨과 크레이지 아케이드 사이의 분쟁에서도, 아이템을 배치하여 터뜨리는 규칙이나 게임의 진행 방식 자체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된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사건에서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유사성이 다투어진 바 있고, 2019년 포레스트 매니아 사건에서는 게임의 규칙과 시스템이 화면에 나타나는 표현물과 유기적으로 결합된 편집저작물로서의 특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다만 이는 일정한 조건을 갖춘 경우에 한한 것으로, 캐릭터를 직접 사용하거나 소스코드를 그대로 쓴 경우에 비해 인정 범위가 넓지 않습니다.

팰월드의 경우 몬스터 모델링을 제외하면 게임 시스템 자체는 포켓몬 고와 상당히 다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포켓몬 고가 증강현실 기반으로 몬스터를 포획하는 방식인 반면, 팰월드는 오픈월드를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사냥하고 포획하는 방식으로, 공룡을 포획하여 사육하는 게임인 ARK: Survival과 유사한 형태에 가깝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기보다 특허권을 근거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포켓몬 고와 팰월드의 포획 방식 비교

항목포켓몬 고팰 월드
장르AR 기반 몬스터 포획 게임오픈월드 MMORPG
몬스터 포획 방식공을 던져 포획 여부 결정공을 던져 맞추는 방식
포획 성공 판정 요소영역 내 공이 들어가면 포획 성공 여부 결정비슷한 시스템 존재

두 게임의 공통점은 몬스터를 향해 공 형태의 아이템을 던져 포획을 시도한다는 방식에 있습니다. 닌텐도가 문제 삼은 지점도 이 포획 방식으로 분석됩니다.

쟁점이 된 포획 시스템 특허

닌텐도가 이번 소송에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표적인 특허는 등록특허 제7493117호입니다. 해당 특허의 명세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특허 제7493117호

가상 공간의 필드 상에서, 플레이어 캐릭터에 여러가지 종류의 동작을 행하게 할 수 있는 게임 프로그램, 게임 시스템, 게임 장치 및 게임 처리 방법을 제공한다. 제1 모드에 있어서, 제2 조작 입력에 기초하여, 가상 공간 내에서의 조준 방향을 결정시킴과 함께, 제3 조작 입력에 기초하여, 가상 공간 내의 필드 상에 배치된 필드 캐릭터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을 조준 방향을 향해 플레이어 캐릭터에 놓게 하고, 제2 모드에 있어서, 제2 조작 입력에 기초하여, 조준 방향을 결정시킴과 함께, 제3 조작 입력에 기초하여, 전투를 행하는 전투 캐릭터를 조준 방향을 향해 플레이어 캐릭터에 놓게 한다.

이 청구범위가 의미하는 것

가상 공간 내에서 방향을 입력받아 조준 방향을 결정하고, 조작을 통해 포획 아이템을 그 방향으로 던지며, 아이템이 대상 캐릭터에 닿으면 포획 성공 여부를 판단하여 성공 시 소유권을 플레이어에게 부여하는 일련의 과정이 청구범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포획 성공 가능성을 색상이나 디자인 등의 시각적 지표로 표시하는 기능도 함께 청구되어 있습니다. 팰월드에서도 몬스터에게 공 형태의 아이템을 던질 때 성공 확률이 표시되고 포획 후 해당 몬스터를 소유하게 되는 진행 방식이 나타나, 이 청구범위와 유사하게 작동한다는 점이 이번 소송의 쟁점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분할출원과 청구범위 조정 전략

닌텐도는 2021년 12월 22일 포켓몬 고의 몬스터 포획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특허를 원출원하였습니다. 이후 팰월드가 2024년 1월 출시되자, 원출원을 기초로 한 분할출원을 통해 청구범위를 팰월드의 게임 방식에 맞추어 조정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분할출원은 하나의 특허출원 중 일부 내용을 분리하여 별도로 출원하는 절차로, 원출원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세부 청구범위를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존 특허를 분할출원하면서 청구범위를 특정 제품에 맞추어 조정하는 방식을 일본에서는 ‘피팅(fitting) 전략’이라고 부르며, 특허 소송을 앞둔 상황에서 활용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소송에서 활용된 것으로 지목되는 분할출원 특허는 다음과 같습니다.

특허번호출원일등록일
제7545191호2023. 7. 30.2023. 8. 22.
제7528390호2023. 3. 5.2023. 7. 26.
제7493117호2023. 2. 26.2023. 5. 30.

세 건 모두 일본의 슈퍼 초고속 심사 제도를 통해 출원부터 등록까지 짧게는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팰월드 관련 분할출원은 전체 28건 가운데 4건으로, 팰월드 서비스 출시일인 2024년 1월 19일 이후에 제출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닌텐도의 특허 보유 현황과 권리행사 방식

닌텐도는 일본 내에 약 2,400건, 이 가운데 2,386건이 등록된 상태이며 국내에도 약 62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만 계열사별로 출원인 명의가 나뉘어 있을 수 있어, 이 수치가 전체 보유 특허를 모두 포함한 것은 아닙니다.

평소에는 보유 특허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다가, 핵심 지식재산이 위협받는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다수의 특허를 근거로 대응에 나서는 것이 닌텐도의 특허 운용 방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과 미국의 경우 경고장을 받은 상대방이 청구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면 라이선스 협상에 응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반면, 국내에서는 침해가 아니라는 입장으로 소송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실무상의 차이도 있습니다.

게임업계 특허·저작권 분쟁의 흐름

게임업계에서는 리니지 사설서버 사건처럼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그대로 사용한 경우의 저작권 침해가 전통적으로 다투어져 왔습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의 표절 여부를 다투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게임의 시스템과 규칙에 대한 권리 주장이 늘어나는 추세로 분석됩니다. 게임의 제작 주기가 짧아지면서 새로운 게임이 빠르게 기존 게임을 대체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에 따라 개발 비용 회수를 위한 특허 방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상은 변리사의 한마디

게임의 외형을 다소 바꾸더라도 조작 방식과 진행 절차 자체가 특허청구범위에 포함되어 있다면 침해 주장에서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이번 소송은 캐릭터 디자인을 우회하는 것만으로는 특허 문제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청구범위의 최종 해석과 결과는 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상은 대표변리사

담당변리사 | 한상은 대표변리사

한상은 대표변리사는 2013년 변리사시험(49기)에 합격한 이후 대한민국 대검찰청 및 서울중앙지검 특허수사자문관으로 재직하며, 검사가 자문을 의뢰하는 지식재산권 범죄 사건에 대해 약 100건 이상의 소송·심판을 수행한 실무 전문가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한상은 특허법률사무소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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