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나 중고거래 같은 영업 방법은 어떻게 특허가 되는가
실물 카드 없이 은행 앱에서 발급한 일회용 번호만으로 현금자동인출기에서 출금하는 방식이 특허가 된 사례가 있습니다. 서비스가 동작하는 방식을 두고 권리를 확보한 예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런 영업 방법이 어떤 조건에서 특허가 되는지를 다룹니다. BM 특허는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 또는 비즈니스 메소드(Business Method), 곧 영업 방법 특허를 가리킵니다.
BM 특허(영업방법 특허)의 등록 요건과 권리 행사의 한계
네이버 부동산, 아마존 원클릭, 당근마켓 사례를 들어 BM 특허가 어떤 조건에서 등록되고 왜 권리 행사가 어려운지를 설명하는 영상입니다.
네이버 부동산이라는 영업 방법
예전에는 집을 알아보려면 이사하려는 동네의 부동산에 직접 찾아가, 벽에 붙은 지도를 보며 매물을 확인하고 현장을 방문해야 했습니다.
2009년 무렵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가 나온 뒤에는 지역을 선택하고 가격대, 평수, 연식 같은 조건을 입력하면 해당하는 매물이 지도에 표시됩니다. 매물을 누르면 평면도, 전용 면적, 층수, 욕실 수, 관리비 같은 정보와 실제 거래 가격, 학군 배정, 정문과 후문, 단지 전경, 주차장, 편의시설 사진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정보를 묶어 제공하는 것이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비즈니스 모델과 BM 특허는 다릅니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 자체는 특허를 받을 수 없습니다. 흔히 BM 특허라고 부르는 것은, 그 모델이 실제로 어떻게 동작하는지가 기술적 수단으로 구현되어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특허법 제2조 제1호). 서버가 아파트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두고, 이용자가 단말로 네트워크에 접속해 정보를 요청하면 서버가 이를 제공하는 과정이 단말과 서버로 구현되어 있어야 특허 대상이 됩니다.
등록되려면 두 가지 중 하나를 갖추어야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기존 모델보다 향상되어 있거나, 그 모델을 구현하는 하드웨어인 서버나 단말 같은 기술적 수단이 향상되어 있어야 합니다(특허법 제29조 제2항).
2006년에 출원된 네이버의 부동산 관련 특허는 발명의 명칭이 “부동산 서비스 제공 방법”입니다. 과거에는 부동산을 구입할 때 직접 그 지역을 방문해 눈으로 확인하고 계약해야 해서 번거로웠고, 여러 웹사이트가 가격과 위치, 평형, 대출 정보를 인터넷으로 제공했지만 사진이 주변 지역만 보여 주어 단지가 정확히 어떤 구조인지, 내부 공원의 위치가 어떤지는 알기 어려웠다는 배경이 특허에 적혀 있습니다. 이 특허는 부동산 정보가 선택되면 촬영 위치 정보와 촬영 방향 정보가 포함된 배치도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로드뷰와 비슷한 개념에 해당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특허가 매물의 평형이나 층수 같은 항목 자체를 일일이 청구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그 시점에 이미 그러한 정보 제공은 공지된 기술로 보고, 거기에 추가된 부분만 권리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향상되어야 하는가
비즈니스 모델의 향상은 크게 세 방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양적 확장입니다.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항목을 한두 개 더하는 정도로는 향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기존이 일곱 개 항목을 제공하던 것을 백스무 개로 늘리는 것처럼 확장 폭이 확연하면 향상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둘째는 질적 향상입니다. 매도 가격이나 평형 같은 정보와 성격이 다른 항목, 예를 들어 역세권 여부 같은 정보를 더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질적으로 다른 항목은 추가된 수가 적더라도 향상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셋째는 기술적 수단의 향상입니다. 과거에는 PC로 원하는 지역을 입력해야 매물을 볼 수 있었다면, 휴대폰의 GPS를 이용해 현재 위치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주변 매물을 보여 주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기존 영업 모델에 기술적 수단이 결합된 경우로, 특허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항목을 여러 개 늘리는 방식입니다. 확장 폭이 확연하면 향상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으나, 등록 가능성이 낮고 등록되어도 그 많은 항목을 모두 갖춘 경우에만 권리 행사가 가능해 실질적으로 행사가 어렵습니다.
기존과 성격이 다른 정보나 효과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추가 항목이 적어도 향상으로 인정될 수 있고, 다른 사업자가 우회하기 어려운 권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권리 행사가 실질적으로 가능했던 예, 아마존 원클릭
아마존은 1997년에 이른바 원클릭 특허를 미국에서 출원했습니다. 단말에 물품을 식별하는 정보를 표시하고, 단 한 번의 동작만으로 구매자를 식별하는 정보와 지불 정보를 불러와 결제가 완료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기존에는 물품을 고른 뒤 결제하기 버튼을 누르면 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공인인증서를 설치하고, CVC 번호를 넣고, 플러그인을 까는 과정을 거쳐야 결제가 되었습니다. 원클릭 특허는 구매 버튼 한 번으로 과거에 결제했던 지불 정보를 가져와 즉시 결제되도록 한 것입니다.
애플도 아마존으로부터 이 특허를 약 100만 달러에 라이선스받아 앱스토어에 적용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특허 하나의 가치는 약 2조 9천억 원으로 평가된 바 있습니다. 1997년 출원된 이 특허의 보호 기간이 2017년 무렵 끝난 이후에야 다른 사업자들이 같은 방식의 결제를 도입할 수 있었고, 쿠팡이 2018년에 원터치 결제를 선보인 것도 이러한 흐름에 해당합니다. 원클릭 특허는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당근마켓은 왜 핵심 영업 방법으로 특허를 받기 어려웠는가
당근마켓의 중고 거래라는 영업 방법 자체는 네이버 중고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파는 글의 제목과 내용, 제품, 카테고리, 사진을 등록해 구매자를 찾아 거래하는 구조는 기존 중고 거래 모델과 같습니다.
당근마켓의 차이는 모바일에서 동네 인증을 통해 근처 매물만 보여 준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당근마켓이 출시된 시점에는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미 일반적인 기술이었습니다. 매너 온도처럼 누적된 거래를 기반으로 판매자의 신용을 평가하는 방식도 유사한 기술이 이미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요소만으로는 핵심 영업 방법에 대해 BM 특허를 받기 어렵습니다.
실제 공개된 정보상 주식회사 당근마켓은 특허 약 4건과 화상 디자인권 1건, 그리고 당근머니, 당근지도, 당근캐시, 당근페이 등 다수의 상표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특허의 내용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지역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에 관한 특허는, 행정 구역이 아니라 이용자 단말의 실시간 위치를 기준으로 유동적인 구역 노드를 생성하는 내용으로, 심사 청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지역 기반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에 관한 특허는 청구범위가 길게 나열되어 있어, 그 구성을 모두 갖춘 경우에만 권리 행사가 가능한 부담이 있습니다. 게시물 신고 예측 방법 및 시스템에 관한 특허는 신고된 게시물을 빅데이터로 학습시켜 새로 올라온 게시물이 신고 대상인지를 예측하는 머신러닝 기술에 해당합니다. 구직과 연관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특허는 구인 주체가 구인 정보를 등록하고 구직자 후기가 연관되어 표출되는 방식으로, 당근마켓의 구인 기능과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공개된 기술은 국내에서 새로 특허받기 어렵습니다
특허권은 나라별로 따로 등록받아야 하지만, 신규성은 국제주의로 판단합니다(특허법 제29조 제1항). 외국에서 이미 공개되거나 실시되던 영업 방법을 국내에 처음 가져오더라도, 그 자체로는 새로운 것으로 인정되지 않아 BM 특허로 등록되기 어렵습니다.
- 비즈니스 모델 자체는 특허 대상이 아닙니다. 그 모델이 서버와 단말 같은 기술적 수단으로 구현되고, 기존 모델이나 그 하드웨어보다 향상되었을 때 BM 특허로 등록됩니다.
- 양적 확장만으로는 등록과 행사가 모두 어렵습니다. 항목을 여러 개 늘리는 방식은 등록 가능성이 낮고, 등록되어도 그 항목을 모두 갖춘 경우에만 권리 행사가 가능합니다.
- 질적으로 다른 향상은 실효성 있는 권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존과 성격이 다른 정보나 효과를 더하면 추가 항목이 적어도 향상으로 인정되고, 아마존 원클릭처럼 다른 사업자가 우회하기 어려운 권리가 될 수 있습니다.
- 이미 공개된 기술은 국내에서 새로 특허받기 어렵습니다. 신규성은 국제주의로 판단하므로, 외국에서 공개되거나 실시되던 영업 방법을 국내에 먼저 도입하더라도 그 자체로는 등록되지 않습니다.
한상은 변리사의 한마디

BM 특허는 등록받기까지가 쉽지 않고, 등록되어도 청구범위가 넓게 나열될수록 실제 권리 행사가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기존 영업 방법과 질적으로 다른 방식을 구현하면 항목의 수와 무관하게 실효성 있는 권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마존 원클릭이 그런 예에 해당하며, 국내에서 그에 견줄 만한 사례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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