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전공자로서 패션쇼를 준비하기 위해 약 1,000만 원 상당의 비용을 들여 패턴사에게 도안을 제공하고 의상 작품 여러 벌의 제작을 의뢰하였습니다.
그러나 패턴사가 동의 없이 개인 SNS 계정과 인터넷 카페 홍보글에 해당 작품 사진을 지속적으로 게재하였습니다. 아직 공식 패션쇼 전이므로 사진을 내려달라고 두 차례 정중히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하였고, 오히려 법적으로 대응하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개인 블로그까지 개설하여 미발표 작품 사진 약 15장을 무단 게재하며 본인의 영업 홍보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비용을 지불하고 의뢰하여 제작된 작품들의 저작권이 의뢰인에게만 온전히 귀속되는지, 그리고 아직 발표되지 않은 작품을 무단 게재하여 홍보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패션 의상의 권리 귀속과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저작권법상 저작물성과 디자인보호법상의 보호 체계를 구분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의상 도안과 결과물의 저작권 보호 범위
의상의 설계도(패턴 및 도안)는 도면의 기호나 선 등 고유한 표현 형식 자체에 저작권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설계도에 따라 실제 물건인 의상을 제작하는 행위는 도면 자체의 복제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완성된 실물 의상 제작 행위에 대해 설계도의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실물 의상의 경우, 의상이라는 물품 자체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독자적인 예술적 개성을 가지는 부분(직물에 인쇄된 독창적인 프린트 패턴, 독창적인 자수 문양 등)에 한하여 응용미술저작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의상의 전체적인 형상, 실루엣, 재단선, 모양 등은 실용적인 기능을 가진 물품 자체의 형태에 해당하므로 원칙적으로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2. 디자인보호법상 디자인권 등록과 공지예외주장
의상의 독창적인 형상과 모양은 저작권이 아닌 디자인보호법에 따른 ‘디자인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디자인권의 배타적 독점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특허청에 정식 출원하여 심사를 거쳐 등록받아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출원 전에 인터넷에 공개된 디자인은 신규성을 상실하여 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디자인보호법 제36조(신규성 상실의 예외)는 디자인을 창작한 자의 의사에 반하여 공개되었거나 본인의 공개가 있었더라도, 최초 공개된 날부터 1년 이내에 출원하면서 관련 증명 서류를 제출하면 해당 공개로 인하여 신규성을 상실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패턴사의 무단 공개가 있었더라도 1년의 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조속히 디자인등록출원을 진행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미발표 작품 무단 게재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안
미발표 작품의 무단 게재에 대응하는 방법은 세 가지 차원에서 검토될 수 있습니다.
첫째, 계약상 책임 추궁입니다. 제작 의뢰 당시 사전 유출 금지나 비밀유지(NDA) 조항이 포함된 계약서를 작성하셨다면,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계약상 의무 이행 청구로써 게시물 삭제를 강제할 수 있습니다.
둘째, 부정경쟁방지법 적용 검토입니다. 별도의 계약서가 없더라도, 타인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든 성과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파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침해금지 청구 및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셋째, 디자인권 등록 후 권리 행사입니다.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주장하여 디자인등록을 완료하게 되면, 등록 후 디자인보호법 제113조(침해금지청구권)를 근거로 상대방에게 정식 침해 정지 및 게시물 삭제를 통보하고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실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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